24. 사진 일기

2018. 6. 5. 사진 일기(경기대 시창작 수강)

무봉 김도성 2018. 6. 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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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니스대회 호주 오픈 바브리카 우승 장면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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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7. 15. 김용복 이준찬/장대원 박승혜 테니스 경기 동영상

http://tvpot.daum.net/v/v5b08ff7BiwuOBEnjfnmijm

오늘은 경기대학교 시창작 수강이 있는 날이다.

이른 아침을 차려 먹고 아내 밥상을 차려 놓았다.

평소처럼 아침 운동을 하기위해 7시경 테니스 코트에 나갔다.

8시까지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전신에 땀이 흐르도록 운동을 했다.

80나이에 5,60대 속에서 운동을 하는 건강을 하나님에게 감사한다.

땀으로 젖은 몸을 샤워하고 집으로 왔다.

옷을 갈아입고 9시경 경기대학교 강의 실에 도착했다.

15명의 구강생중에 전부 여자에 남자는 2명인데 내가 나이가 제일 많다.

이제는 수강생 모두가 문장력이 날로 발전한다.

오전내내 수강후 12시 조금 넘어 수강생 한분이 점심 식사를 대접해 백운농장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장미꽃이 정열적을 붉게핀 6월 초 더위가 한여름 같다.

그동안 몸이 아파 고생한 목포에서 김서미 시인이 수강을 참석했다.

3시간 운전해 300킬로를 달려와 수강후 다시 목포에 내려 가야 한단다.
















































2018/06/05(화) 나의 친구들 (36)

 

내가 연희대학에 다닐 때 기독학생회가 있었다. 강의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모여서 성서를 읽고 기도를 하는 학생들의 모임이었다. 나의 동지들은 대개 그 기독학생회의 회원들이었다. 이근섭을 비롯하여 신영일, 심치선, 이선애, 홍미현, 김주영 등이 주축이 되었다. 모두 그 모임을 통하여 가까이 지내게 된 친구들이었고, 모두 함께 힘을 합하여 기독학생회의 잡지 <좁은 문>도 만들었다.

6.25 사변이 터졌을 때에도 우리는 행동을 같이 하였다.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친구들 중에 거의가 다 세상을 떠나버리고 나만 홀로 남아서 90이 넘은 노인이 되고 말았다. Charles Lamb 가 옛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을 “Old Familiar Faces”라는 시로 읊었는데, 나도 똑 같은 심정으로 가끔 그 친구들을 그리워한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이 하나같이 나를 떠받들어 주고, 내 말이라면 100% 믿고 따라 주어서 나는 항상 든든하였다. 그때는 학생 시절이었는데도, 다행히 내 주머니에는 늘 몇 푼의 돈이 있어서 점심때 몇 명이라도 같이 중국집에 가서 그들에게 호떡이라도 사줄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 그러나 이근섭은 항상 불평을 하였다. 자장면이라도 한 그릇 먹고 싶은데 안 된다고 하여 늘 유감이었다고 한다.

김동길
Kimdonggill.com



 

 

 

 

    씨 뿌린 날

     

    김도성

     

    밤에 보는 민들레 영토에는 민들레꽃이 달빛에 화장하듯 바람에 흔들렸다

    언제나 씨를 가진 것은 씨 밭을 찾아 씨방을 점령하려 때론 목숨을 걸었다

     

    코밑에 솜털이 뽀송한 사춘기 이상한 소리에도 귀가 솔깃해 호기심이 커갔다

    들녘에서 한여름을 지낸 알곡들이 수런거리는 소리가 뒤지 안에서 들려왔다

    자세히 들어보니 농사일에 힘들었던 아버지의 한숨과 해수 소리 같기도 했다

     

    사연도 모르는 생솔가지 타는 연기가 유령처럼 하늘에 솟구치던 늦가을 밤이다

    단칸방에서 아랫목에 아버지 어머니가 잠들고 4형제가 굴비 엮이듯 잠이 깊었다

     

    그날 밤도 아버지는 어머니 배에 호미 같은 기구로 밤새 씨를 뿌렸다고 생각했다

    짐작은 틀림없이 적중해 얼마 후 다섯째 막내를 어머니 뱃속에서 안고 오셨다

    나와 비슷하게 생긴 아가가 생기는 신비를 짐작으로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나만 보면 다리 밑에서 주워 온 놈치고 실하게 잘 큰다는 말뜻도 알았다

     

    언젠가 아버지와 어머니가 무슨 연유인지 다시는 살지 않을 것처럼 싸웠다

    속이 상한 어머니는 빨래터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아버지 속옷을 죽어라 두들겨 팼다

    보다 못한 오일장에 가시는 아버지의 등에서 연기 같은 것이 올라갔다

     

    어머니는 다투고 난 후 장날 선물을 사다 주었던 아버지를 기다렸다

    하얀 광목 치마저고리 다려 입고 동백기름 머리에 발라 가르마 타 곱게 빗었다

    노을 진 언덕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길어진 목덜미에 미루나무 그림자 내려앉는다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 내리고 올리고 치마 끝에 바람이 일도록 사립 문밖 들락거렸다

    어둠이 먹물처럼 번질 때 헛기침 소리와 함께 지게가 쿵 땅을 디뎠다

    젖은 손 행주치마에 닦으며 말없이 밥상 챙겨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후 밥상 위에 은비녀와 동동 구리 모가 올려 나왔다

     

    저녁 바람에 보리밭이 출렁이고 미루나무 가지에서 부엉이가 울었다

    아버지 방에 등잔불이 꺼지고 이브자리 들썩이는 바람에 문풍지도 울었다

    얼마 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여보! 웟디어.”

    어머니는 한참 있다가

    언제! 헌겨.”

    며칠 전에 뽑아 놓은 무청처럼 아버지는 오늘도 불발탄을 쏘았나 보다

    안마당 우물가에서 뒷물 소리와 함께 아버지 속옷을 조물조물 빨았다

     

    씨 뿌린 다음날 아침 아버지 밥상에 굴비가 떡 올라왔다


    2018. 3, 15. 생일에


 

음악 : Morning Mood - Ba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