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 김도성 2018. 3. 24. 20:32

 

 

 



허풍

 

김도성

 

아버지 덕에 보릿고개에도 밥을 굶지 않았다

 

머슴 둘 두고 감농(監農)하신 아버지

고향 연산에서 친구가 왔다

어깨에 힘주고 당당하게 친구를 맞았다

 

저녁 식사 중에 친구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논밭이 많은 부자라고 소문이 났던 디.”

어 흠! 그래 오늘은 일찍 자고 내일 아침 뒷산에 오르세.”

큰소리치는 아버지 모습은 처음이다

 

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논밭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는데 왜 산에 가자했을까?

 

다음날 아침 아버지 따라 뒷산 중턱에 올라갔다

 

아버지는 뒷짐 지고 나오지도 않는 배에 힘을 주어 밀다가

방귀소리가 뿌웅 터졌다

웃음 참느라 새우등처럼 허리를 굽히며 나도 방귀가 뽀옹 터졌다

부자지간이 방귀도 부자구먼.”

아버지 친구도 웃음이 빵 터졌다

 

아버지도 웃음을 참으며 팔을 올려 손가락으로 들을 가리켰다

여보게! 이게 다 친구 논--

아닐세. 오른쪽 눈을 가려보게나.”

오른손으로 눈 한쪽을 가렸다

보이나 친구!”

‘......’

친구는 기가 막혀 말문이 막혔다

 

이게 모두 내 논일세.”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버지는 뻥이 심했다

2018.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