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사진 일기

2018. 3. 14. 사진 일기(수요이순 테니스 모임)

무봉 김도성 2018. 3. 14. 05:08

   

 http://blog.daum.net/ybok1004/        홈피 바로 가기 


국제 테니스대회 호주 오픈 바브리카 우승 장면 동영상

http://tvpot.daum.net/v/v57e9xRbwbUYsww44RbUpRY

 2016. 7. 15. 김용복 이준찬/장대원 박승혜 테니스 경기 동영상

http://tvpot.daum.net/v/v5b08ff7BiwuOBEnjfnmijm

오늘 아침은 봄날 처럼 따뜻했다.

부지런히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테니스 코트에 나갔다.

3일간 변비로 고생하던 아내가 오늘 아침 변이 터졌다는 말에 걱정을 덜었다.

즐거운 마음을 안고 코트에 나가지 바람 한 점 없는 봄날 아침의 푸근함이 행복했다.

연속해 두 경기로 몸을 확 풀었다.

9시경 오늘 만석 테니스 코트에서 매주 수요일 모이는 수이테가 있어 참석했다

1셑 경기를 마치고 땀을 샤워했다.

오랜 만에 10여명이 참석하여 삼겹살 점심을 먹었다.

반주로 막거리 두 잔했다.

저녁 식사후 아내 운동을 시키느라 아파트를 산책했다.

밤 8시경 막내 딸이 아버지 생일 축하 한다며 소고기 불고기를 양념해 들고 왔다.

올해 중학생이 된 손자가 부반장에 되어 좋아했다.
















2018/03/14(수) 생긴 대로 살았으면 (3605)

 

자신의 외모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볼 때에는 부모가 낳아준 그 얼굴 그 대로가 좋은 것 같은데 더 보기 좋은 얼굴을 바라는 남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동양 사람이 서양이나 중동 사람들에 비해 눈이 작고 코가 낮은 것은 우리 조상의 후손으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코를 높이고 눈을 크게 만드는 성형 수술이 그 사람의 자연스럽게 보이던 얼굴을 망치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게 됩니다.

나는 여성들의 아름다워 지려고 하는 노력은 존중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고쳐도 마리린 몬로나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얼굴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럴 바에야 어머니가 낳아 주신 그 작은 눈과 납작한 코를 가지고 죽는 날까지 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녀 간에 사랑이 아름답고 멋있게 보이는 것은 상대방의 얼굴의 생김새 때문이 아닙니다. 인품이 좋은 한 인간이 도덕적인 용기를 가지고 성실하게 그의 인생을 살아 갈 때 그는 누구의 눈에나 아름답고, 늠름하고, 자랑스럽게 보이는 것입니다. 못 생긴 얼굴이 따로 있습니까? 게으르고, 거짓말 잘하고, 자기만 아는 얄팍한 사람이 잘생겨 봤자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외모는 객관적으로 볼 때 잘생기지 못한 사람이라도 주관적인 판단으로 “제 눈에 안경”이라는 인생의 묘미가 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용기가 솟아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 누구와도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철두철미 정직한 사람이면 됩니다. 자기만 생각하지 않고 남을 생각 해주는 아량만 있으면 그 사람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그런 생각을 할 때 하루하루 사는 것이, 또 그런 멋있고 아름다운 사람들은 만나는 생각을 하는 것이 가슴이 벅차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씨 뿌린 날

     

    김도성

     

    밤에 보는 민들레 영토에는 민들레꽃이 달빛에 화장하듯 바람에 흔들렸다

    언제나 씨를 가진 것은 씨 밭을 찾아 시방을 점령하려 때론 목숨을 걸었다

     

    코밑에 솜털이 뽀송한 사춘기 이상한 소리에도 귀가 솔깃해 호기심이 커갔다

    들녘에서 한여름을 지낸 알곡들이 수런거리는 소리가 뒤지 안에서 들려왔다

    자세히 들어보니 농사일에 힘들었던 아버지의 한숨과 해수 소리 같기도 했다

     

    사연도 모르는 생솔가지 타는 연기가 유령처럼 하늘에 솟구치던 늦가을 밤이다

    단칸방에서 아랫목에 아버지 어머니가 잠들고 4형제가 굴비 엮이듯 잠이 깊었다

     

    그날 밤도 아버지는 어머니 배에 호미 같은 기구로 밤새 씨를 뿌렸다고 생각했다

    짐작은 틀림없이 적중해 얼마 후 다섯째 막내를 어머니 뱃속에서 안고 오셨다

    나와 비슷하게 생긴 아가가 생기는 신비를 짐작으로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나만 보면 다리 밑에서 주워 온 놈치고 실하게 잘 큰다는 말뜻도 알았다

     

    언젠가 아버지와 어머니가 무슨 연유인지 다시는 살지 않을 것처럼 싸웠다

    속이 상한 어머니는 빨래터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아버지 속옷을 죽어라 두들겨 팼다

    보다 못한 오일장에 가시는 아버지의 등에서 연기 같은 것이 올라갔다

     

    어머니는 다투고 난 후 장날 선물을 사다 주었던 아버지를 기다렸다

    하얀 광목 치마저고리 다려 입고 동백기름 머리에 발라 가르마 타 곱게 빗었다

    노을 진 언덕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길어진 목덜미에 미루나무 그림자 내려앉는다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 내리고 올리고 치마 끝에 바람이 일도록 사립 문밖 들락거렸다

    어둠이 먹물처럼 번질 때 헛기침 소리와 함께 지게가 쿵 땅을 디뎠다

    젖은 손 행주치마에 닦으며 말없이 밥상 챙겨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후 밥상 위에 은비녀와 동동 구리 모가 올려 나왔다

     

    저녁 바람에 보리밭이 출렁이고 미루나무 가지에서 부엉이가 울었다

    아버지 방에 등잔불이 꺼지고 이브자리 들썩이는 바람에 문풍지도 울었다

    얼마 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여보! 웟디어.”

    어머니는 한참 있다가

    언제! 헌겨.”

    며칠 전에 뽑아 놓은 무청처럼 아버지는 오늘도 불발탄을 쏘았나 보다

    안마당 우물가에서 뒷물 소리와 함께 아버지 속옷을 조물조물 빨았다

     

    씨 뿌린 다음날 아침 아버지 밥상에 굴비가 떡 올라왔다


    2018. 3, 15. 생일에


 

음악 : Morning Mood - Ba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