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초라한 사랑

무봉 김도성 2018. 3. 4. 08:36

 

 

초라한 사랑

 

김도성

 

누군가를 기다려

본 일이 있는가요

그 사람 보고파

추녀 밑에 홀로 서서

길 건너 미장원 마칠 때를

기다려야 했던 애타는 가슴

 

언젠가 봄비의 밤

머리 손질하는 창문을 보고

칠흑 같은 어둠 속 언제 떠날지

모르는 그 사람

놓칠세라 화장실도 못 갔던

그런 멍청이 사랑

 

거세지는 빗줄기 속

지우 산 챙겨 들고

창가의 그림자를 뚫어져라

바라본 그 사랑

가끔 차가운 바람에

꽃잎처럼 내 맘 설레고


2018.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