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손자 걱정

무봉 김도성 2018. 2. 26. 15:34


 


손자 걱정

 

김도성

 

시금치 한 바구니를 이고

시장에 나온 할머니

금방 비라도 내릴 듯이

먹구름이 모여들고

시금치를 팔지 못하면 어쩌나

근심의 그늘이 얼굴을 덮고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안 오시는 할머니를 기다리며

배추 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귀를 모아 듣고 있네

어둠은 무서움으로 스미고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들리고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는 빈방

 

2018. 2. 26.
패러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