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그 교회에서

무봉 김도성 2018. 2. 5. 06:58

 

 

 

그 교회에서

 

김도성

 

그날은 비바람 치는 밤이었네

그 때 우리는 아무도 없는 교회 숙직실로 피했네

그 곳으로 피한 것이 잘못이었네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들뜨게 했네.

나는 그 처절한 예배를 잊으려네

그날 기억을 머리 흔들어 지우려 하네

우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네

희미한 동공에 별이 쏟아졌네

뇌성벽력도 내 마음을 제어하지 못했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랑은 없네

모든 사랑은 피난처를 잃었네

우린 신성불가침에 대해 밤새 고민 했네

그날은 걷잡을 수 없는 밤이었네

그 때 우리는 맘껏 섞여 있었네

육체의 악마에게 브레이크는 없었네

나 그녀의 입술연지를 훔쳤네

입술을 쌈밥 먹듯이 말아 먹었네

달콤한 욕정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네

7의 계명은 내 성전에 없었네

나 그 교회를 잊으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랑은 없네

그토록 사무친 내 사랑, 초행길을 떠났네


 

2018. 2. 5.

-- 패러디 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