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꽃을 위해

무봉 김도성 2017. 12. 9. 19:48



 

 

 

    꽃을 위해

     

    김도성

     

    젖은 빨래처럼 늘어진다

    낮에 핀 꽃이 밤에도 피어 있다

    꽃에게 불면이 찾아 왔나 보다

    이러할 때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물이 꽉 차있어 무겁다

     

    꽃이 외롭다고 이야기하자고

    투정 한다

    꽃의 눈이 초점이 흐려진다

    방법이 없을까

    길이 있을 텐데

    몸은 구정물 속으로 빠져든다

     

    잡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젖은 빨래를 쥐어짜듯이

    몸을 혹사해야 산다

    무인도의 고독

    무겁게 덤비는 괴로움

     

    2017. 1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