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상처가 말한다

무봉 김도성 2017. 10. 23. 04:27

 

 

 


    상처가 말한다

     

    무봉 김도성

     

    빨간 꽃잎이 밟히던 날

    붉은 핏물이 터지듯

     

    상처는 처음에 생길 때도

    흉터를 남기며

    그 기억은 아픔으로 왔다

     

    화마가 쓸고 간 자리에

    모든 것이 불타 무너져

    절망의 잿더미 속에서도

     

    봄 햇살 받으며 언 땅

    뚫고 솟아오르는 새싹처럼

    태양을 향해 일어섰다

     

    비바람에 부러진 자리에

    진물과 송진이 엉겨도

    재기의 새순을 돋우며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꽃피우고

    영근 열매로 오늘을 산다.

     

    2017.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