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는 / 청원 이명희
찬바람 싸늘하게 가슴을 파고들어
마음이 왠지 스산해져도 슬퍼하지 말자
낙엽이 우수수 발치에 떨어져
이리저리 뒹굴지라도 외로워하지 말자
텅 빈 들녘에 홀로 남은 허수아비처럼
마냥 허허로워도 남루하게 울지 말자
살다 보니 모든 것이 그냥그냥 그렇게
다 지나가 버렸다고 허망해 하지 말자
그 하나 아무 것도 소유하지 못하고
남겨진 건 오직 그리움뿐일지라도
그 옛날 그 자리에서서 그때 그 시절
추억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