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비오는 날의 풍경
무봉 김도성
2017. 7. 24. 11:21
비 오는 날의 풍경
무봉 김도성
베란다에 멍하니 앉아
밖을 바라보니
모두가 나를 위한 것들이다
줄기차게 나리는 빗소리도
비가 싫지 않게 보이는 소나무도
바람에 흔들거리는 가로수도
내 보기에는 친구처럼 보입니다
내가 살았으니
잔잔하게 고막을 두드리는 빗소리도
망막을 꽉 채우는 싱그러운 푸르름까지
유명한 화가의 산수화를 바라보듯
책갈피 속의 클래식을 감상하는
환상에 빠집니다
찾아 올 친구도 없는 나 홀로
생각나는 술 한 잔
중국의 3대 명주 하나인 수정방을 따르니
대작하자고 베란다 선인장이
입을 벌립니다 그려
오늘의 이 풍경이
나를 즐겁게 하는 친구들입니다.
2017.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