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 김도성
2017. 5. 29. 21:27
내 가슴에 남은 기억들
무봉 김도성
고향의 무더운 어느 여름 미루나무 가지에서 매미가 목이 쉬도록 울었다 아니 짝을 부르는 노래였을 것이다
개천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송사리 떼들과 아이들이 물장구를 쳤다
하늘을 떠도는 뭉게구름이 물고기에게 구름 방석을 깔았고 가끔은 매미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장맛비 그치던 밤하늘에 별이 총총 웅덩이와 개천에서 울던 개구리 소리 신작로 따라 미루나무가 줄지어 섰고 그 길을 걸었던 추억이 매미 개구리 우는 속으로 찾아올까
그해 여름 허물을 벗은 매미는 지금 어찌 되었을까 새로 태어난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어 무엇을 하고 지낼까 미루나무는 베어지고 개천은 말라버려 송사리와 아이들 개구리 소리 구름처럼 모두 사라졌겠지
그래도 올여름 그 길 걸으며 매미소리와 개구리 소리가 듣고 싶다.
2017.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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