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봉 김도성
설레는 호기심에 첫선을 보던 처음처럼
시골 단칸방에서 어렵게 시작한 신혼처럼
하루해가 저무는 저녁에도 내일 아침처럼
나뭇가지에 파란 새순이 돋아나는 새봄처럼
다시 사랑을 처음처럼 시작하자 고백합니다.
2017. 2. 1.
--시작노트--
아내가 뇌경색으로 쓸어져 병원 생활한 것이 오늘로 3년이 되었다. 지금은 기울어진 피사 탑처럼 엉거주춤 걷지만 그만 한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감사한다. 가끔 주말에 외박 나와 단둘이 마주 볼 때면 어설픈 손짓으로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엷은 미소를 지으며
“여보! 우리 신혼처럼 다시 시작해요.”
“처음처럼” 네 글자
“나무에 새겨 거실 벽에 걸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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