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사진 일기

2016. 12. 30. 사진 일기(시금치 무침)

무봉 김도성 2016. 12. 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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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니스대회 호주 오픈 바브리카 우승 장면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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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7. 15. 김용복 이준찬/장대원 박승혜 테니스 경기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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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8일 째 테니스 코트에 나가지 않았다.

9시경 이비인후과에 들려 콧속을 소독했다.

잠시 은행일을 보고 집으로 왔다.

금용시장에서 아내가 좋아하는 시금치를 샀다.

집 앞 본 죽집에 들러 아내가 좋아하는 팥죽을 포장했다.

오후 4시30분 경 아내병원에 다녀 왔다.


















  回想(회상)


                       글/무봉 김용복


어제 밤늦도록 그물질하고 돌아온 어항

새벽의 밀물이 또 나가자 입에 거품 물고 보챈다.

까맣게 벌어진 동지섣달 그믐밤 하늘의 별들이

크게 벌린 입안으로 쏟아지는 여명 앞에서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수수깡처럼 부서진다.

 

지금 이 시간 투병으로 입원 중인

아내의 가슴에는 무슨 생각으로 몸을 뒤척일까

어제 금요시장 돌아보다 해남의 푸른 시금치가

너무나 싱싱하고 먹음직하여 6천 원에 두 봉지 샀다.

유난히 시금치나물을 좋아하던 아내 생각이 났다.


흐르는 물에 시금치 뿌리 잘라내며 헌 칫솔로

흙을 털어내며 여러 번 헹구었다.

전골냄비에 왕소금 한 술 넣고 물이 팔팔 끓을 때쯤

시금치를 넣고 1,2분 뒤척여 삶아냈다.


차가운 냉수에 씻어내 먹기 좋게 뿌리 부분을 손으로

찢어 물기 빠지도록 그물망 옮겨 담았다.

다진 마늘 소금 반 큰 술 참기름 듬뿍 넣고 조물조물

시금치 자체에 달콤한 맛과 고소한 참기름이 냄새에

통깨 몇 알 손바닥에 비벼 뿌렸다.


어제 오후 저녁 식사 대신 포장해 간 팥죽에 시금치

장조림 찬 올려 맛있게 먹으며 여보 고마워요 감사해요

나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파리한 아내 얼굴이

눈썹 끝에 매달린다.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새벽에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처럼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간다.

그 많은 희로애락의 사연들을 어찌 누가 손가락으로

헤어 볼 수 있단 말인가?


20대 총각 때 아들 장가들어 예쁜 색시 보면 좋겠다고

명절 때 고향에 들릴 때마다 말씀하시던 아버지

25세 대전 모 중학교 총각 선생 시절 수학 시간에 우체부가

전해주던 부음 전보받고 교실바닥에 주저앉았던 불효자


발목에 눈이 쌓인 뒷산에 올라 생솔가지 한 짐 지고

식구들 춥지 않게 새벽 군불 지피던 아궁이 앞 아버지

무슨 사연인지 모르나 이가 하나도 없어 양 볼이 푹 파인

합죽이 고기 한 점 입에 넣고 턱을 움직이던 아버지


아버지보다 오래 살고 있는 불효자 지난달 임플란트를

마치면서 합죽이 아버지가 더더욱 생각납니다.

살아계시면 치아도 새로 해드리고 가보정 갈비도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삶이란 모두가 그런가 합니다.


모두들 나라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힘들다 걱정들 하는데

정치마저 시끄러워 자유민주주 수호의 근간인 국가 안보가

흔들릴까 하여 어린 손자들을 바라보는 할아비의 마음도

걱정하며 한 해를 보냅니다.


          2016. 12. 31.




아침 8시경아파트 후문 거리 풍경



 장안구청 주차장



 아파트 주차장



해남 시금치



흐르는 물에 세반 씻고 뿌리부분은 칫솔로 비비고



소금 1스픈 넣고 물을 끓이고



물이 끓을 때까지 기다린다.



물이 끓기 시작해 시금치 넣고 뚜껑 열린채 아내위로 2분정도 뒤집는다.



찬물에 휑궈 내어 뿌리 부분을 찢는다.



다진 마늘 소금 챙기름



삶은 시금치를 넣고 버무린다.



요즘 해남 시금치는 자체에서 단물이 나와 맛이 일품이다.



양념에 무친후



통깨 솔솔 뿌려준다.




2016/12/30(금) -고령인구 때문에- (3166)

 

오래 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놀라게 하기를 좋아하는 일간지의 아침 ‘톱’ 기사가 “고령인구 내년 초엔 어린이를 앞지른다”였습니다. 그것이 과연 조간신문 1면에 나올만한 기사인가 의심스러웠습니다. 내일 모레는 90이 될 수밖에 없는 노인의 입장은 좀 난처하였습니다.

60이 ‘장수’로 여겨지던 그런 시대가 어제 같은데 오늘 회갑 잔치에 친지를 부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제는 회갑이 축하를 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겁니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60 넘은 사람들을 몰아내기 때문에 눈에 뜨입니다. 어린이들은 대개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 있기 때문에 별로 눈에 뜨이지 않지만 직장을 잃은 노인들은 갈 곳이 없어서 파고다 공원이나 동네 어린이 놀이터에 가서 앉아 소일하기 때문에 눈에 잘 뜨입니다.

노인들은 왜 이렇게 오래 살면서, 보이지 않는 수모를 받아야 하는가? 깊이 생각해 볼 때가 되었습니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식품이나 약품을 구해서 먹는 일을 90이 넘은 노인들은 하지 않는 것이 도리라고 나는 믿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품위 있는 자세로 삶의 최후를 맞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느낍니다.

정몽주나 성삼문, 이순신이나 안중근 같이 죽지는 못해도 비겁하게 또는 더럽게 죽어서는 안 된다고 확신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이러한 삶 앞에서


    글 / 무 봉 김 용 복


    제가 가르치던 고등학교 제자 중에 이런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그의 부모는 맹인으로 포교당 앞 시장 수원천 길에서 남의 사주팔자 보아주며 생계를 유지 했습니다.

    그 아이의 운명은 가슴이 아프도록 기구했습니다.

    태어 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생모는 맹인 생부를 만나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 학생은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맹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는 친부모 사랑을 받으며 어렵게 자랐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이학년 때 아버지가 지병으로 운명했습니다.

    생계가 어려운 생모는 얼마 후 재혼을 했습니다.

    그 계부도 역시 기구하게도 앞을 볼 수 없는 맹인이었습니다.

    그 학생의 효심은 지극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 가슴 아프게도 고등학교 일학년 때 생모마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학생은 의지 할 곳 없는 천하의 고아가 되었습니다.

    그 얼마 후 계부는 맹인 계모와 재혼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삼학년 초에 그 학생이 저는 어찌해야 하느냐고 저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래도 계부는 피하나 섞이지 않은 아들이지만 사랑이 깊었습니다.


    그래서 학생은 신문과 우유 배달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학생이 말하기를 계모의 이유 없는 학대가 날로 심하여 견디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앞으로 어찌해야 하느냐고 눈물로 하소연 했습니다.

    저는 막연하게 살다보면 괜찮을 터이니 참고 견디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렵게 학교를 졸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졸업 후 연락이 두절 된 것이 삼십년이 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좀 더 따뜻하게 살펴 주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아마 별일 없이 잘 살고 있을 겁니다.


    우리는 이런 삶 앞에서 불행하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2009.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