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90줄짜리 편지

무봉 김도성 2016. 12. 19. 23:10

 

 

 

 

 

    90줄짜리 편지


    무봉 김용복


    오후 4시 치과 예약으로

    입원 중인 아내가 외출했다


    치료 후 인근 식당에서

    저녁으로 갈비를 먹었다


    2인분이 기본으로 900그램

    나와 아내 배불리 먹었다


    아내가 내게 하는 말

    자기가 편지를 잘 쓰면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겠다고


    "무슨 사연을 보낼 거요."


    우리 남편이 최고라는 편지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난 우스워 콧방귀 참다가 콧물이....

    하지만 어쩌면 아내 말이 진심일 거라 생각하니

    어린아이가 솜사탕 한입 베어 문 기분처럼

    이게 설명할 수 없는 달콤한 행복이라고


    그래 아내에게

    하루에 3줄씩만 30일을 쓰면

    90줄짜리 훌륭한 편지가 될 거라 했다.


    2016.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