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아내를 품은 바다

무봉 김도성 2016. 10. 13. 21:35






아내를 품은 바다


                  김 용 복


병실의 환자들 모두 떠나버린

가을 들길 같은 토요일 오후 창가

목련나무 가지마다 하얗게 비가 내린다

직육면체 공간 창밖을 바라보는

아내의 등에 붙은 쓸쓸함이

봄비에 젖는다


해를 넘겨 병실 침상에 누운 아내

바다가 보고 싶다며

해바라기처럼 나를 바라보다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숙인다


바다를 끌어다 보여주지 못할망정

바다에게 아내를 보여 주기로 하고

추적이는 봄비를 뚫고 대부도를 향했다


아내의 창백한 얼굴이

차창 밖 봄 풍경에 홍안을 그린다

가끔은 아! 좋다

콧노래가 귓가를 스친다


시화호 방조제를 달리는 풍경을

바라보는 아내는 친구를 만난 듯

야! 바다야 오랜만이다

열려진 창으로 바다 냄새에 취해

눈을 감는다


여보!

그렇게 좋소

예! 고마워요. 당신!

나보다 먼저

바다가 포효하며 아내를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