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젖니와 간니

무봉 김도성 2016. 9. 12. 16:52





               젖니와 간니


                       무봉 김용복


            오늘 70년 넘게 사용하던

            어금니 하나 치과 쓰레기통에 버렸다


            내 어려 이가 하나도 없으신

            합죽이 아버지가 궁금했다

            난 언젠가 물어 보고 싶었는데

            25세 총각선생 때 65세 아버지가

            갑자기 운명하셨다는 전보를 받았다


            댓돌 위 검정 고무신을 끌어안고

            통곡하시던 어머니가 생각나고

            고기 한 점 입에 넣고 턱을 유난히 움직이고

            홀쭉한 양 볼과 눈웃음의 아버지 얼굴


            지금 살아계시면 임플란트 심어 드리고

            수원 유명 가보정 갈비식당에 모시고 싶은데

            명절 때마다 생각나는 아버지

            난 아버지 생각날 때면 삼행시를 낭송한다


            아름드리나무처럼 나를 지켜주신 아버지

            버거운 짐 등에 지시고 날 키워주신 아버지

            지금은 떠나 안계시지만 늘 내 마음에 계신 아버지


            오늘 치과에서 발치하고 돌아와

            합죽이 아버지 치아를 물려받은 아들이

            잘못 관리하여 이를 뽑았다는 불효자라는

            생각이 뼈에 사무친다


            내 어려 썩은 젖니를 뽑아들고

            아버지 목말타고 마당에 나가

            뽑은 이를 지붕에 휘익 던지며

            “까치야 까치야 헌 이빨 줄게

            새 이빨 주렴!” 했는데


            오늘은 간니를 뽑았으니


                 2016.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