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세상에 임자 없는 것들

무봉 김도성 2016. 8. 6. 05:55




어린시절 맛난 추억을 간직한 개똥참외를 만나다.


   

세상에 임자 없는 것들


                      무봉


내 어려 보리밭에

숨겨 두었던 개똥참외

아직 덜 익어 등하교 길에 날마다 확인하고

익기를 기다렸는데


내일이면 먹을 수 있겠다 생각하며

군침을 삼켰지


그런데

다음날 누군가가

따 먹었다.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난 울고 말았다.


나 혼자 좋아하던

짝사랑 순이에게

사랑한다.

쪽지

주머니에 넣고 기다렸는데


어느 날

나의 친한 친구에게

시집을 갔다.


덜 익었을 때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는 걸 알았다.


    2016.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