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오늘의 좋은시

[스크랩] [유정이]골목의 이유

무봉 김도성 2016. 7. 18.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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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의 이유 그는 진정 후회하는 감정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왜 처음부터 절단된 골목을 집어 올렸던 거지 기호에 따라 나눌 때 우리가 가진 건 울음의 일부 설움의 외부라고 해도 좋다 아버지의 머리칼이 뜯겨져 나올 때마다 울음의 가치는 놀랄 만큼 증대되었다 나는 왜 아직도 구태의연한 의자처럼 아버지를 말하는 거지 이렇게 계속 살아남아 파충류처럼 뒷다리 접는 자세를 연습한다면 유사시에는 어떤 경계도 펄쩍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영토가 새로울 것인가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은 이생을 모두 건너야 가능한 일이다 아침은 날마다 새롭게 재편되었으나 저녁의 방향으로 어깨를 기울이는 골목은 등(燈)을 놓치고 빛을 놓친 빛을 놓친 후 등을 놓친 가로등처럼 조용하다 나는 아직 골목에 있으며 아버지와 내가 굳이 소비한 감정은 치외법권의 일, 여기를 벗어나려면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詩/유정이

          http://cafe.daum.net/sogood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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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오늘의 좋은시
        글쓴이 : 이문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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