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오늘의 좋은시

[스크랩] [신동옥]악공, Anarchist Guitar

무봉 김도성 2016. 6. 12.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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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공, Anarchist Guitar 당신의 기차는 내 창가에 묶여 있어요 창을 열면 낯선 구두가 이마를 꾹꾹 눌러요 하늘엔 새들이 오래도록 멈춰 서 있고요 여섯 가닥의 먹구름이 흘러가요 그 위로 한 줄기 번개가 소리 없이 디스토션을 걸어요 고압선을 따라 당국의 메시지가 전송되는 아침 소리 분리 수거법이 강화됐다는 전갈이에요 주부들이 소음을 가득 채운 쓰레기봉투를 던져요 기타줄은 소각됐고 당신의 기타는 기다란 손톱을 사랑하는 소리의 방주예요 레일을 잃은 기차예요 당신의 기타는 너무 오래 묶여 있어요 창을 닫으면 낯모를 신음이 벽을 두드려요 소녀들이 수화를 재잘거리며 지나가요 음반 가게에선 침묵을 구워 팔아요 아나키스트들은 복화술로 지령을 전달하고 사람들은 초음파로 대화하는 데 익숙해져가요 그 많던 기타줄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역사가는 백가쟁명의 선사라고 우기고 정치가는 반국가적 복화술 책동이라 우겨요 사람들은 몰라요 기타는 달리고 기차는 울고 소리 없이 뛰는 건 당신의 심장이에요 자궁 위로 초음파가 지나듯 해가 저물어요 빈 술독 틈에선 소리 없는 나날이 저물어요 詩/신동옥

        http://cafe.daum.net/sogood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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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오늘의 좋은시
      글쓴이 : 이문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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