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과 과제물
경기대 문창과 과제 노트
---시조
회전문
김 용 복
서울간 할아버지 회전문 바라보니
할머니 들어간후 색시로 나온다네
할멈을 회전문으로 넣어보면 어떨까
고무신
김 용 복
함박눈 쏟아지는 동짓달 그믐밤에
오일장 다녀오며 술취한 우리아빠
지게위 검정고무신 흔들흔들 춤추네
어머니
김 용 복
안마당 광목빨래 바람에 펄럭일때
빨래뒤 숨어보며 엄마가 까꿍까꿍
분바른 얼굴생각에 보고싶은 어머니
---시
사춘기
김 용 복
달밤
잠결에 보았네
빗살문
봉곳한 이불山 그림자
들썩들썩
거친 숨소리
마루 밑 멍멍이
목에 걸린
?표를 토한다.
시작노-트/
이 시를 하나 쓴다고 정신을 집중 하다가 렌즈에 올려놓은
닭볶음탕을 모두 태우고 전골냄비도 버리게 되었다.
이제는 한 쪽이 막히면 다른 쪽을 열지 못하는 답답한 나이가 한심하다.
예전에는 내가 어디서 어떻게 세상에 태어났는지 궁금했다.
내 어려 동네 어른들이 나를 보면 다리 밑에서 주워 온 놈이 실하게 잘도 큰다고 했다.
나는 그 말뜻을 알 수가 없어 늘 궁금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집 앞 조금 떨어진 신작로 다리 밑에는 거지들이 살았고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난 거지 아들로 데려왔기에 내가 뭐 잘 못하면 우리 어머니가 종아리를 칠 때는 계모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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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어느 누가 사춘기의 순결교육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의 행동을 통해 실물을 보면서 사춘기를 넘겼는지 모른다.
때로는 개나 돼지가 짝짓기를 하는 광경을 보면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느 날 달밤 잠결에 보게 된 이불처럼 봉곳한 山이 생각난다.
아마 거친 숨소리가 나도 궁금했고 마루 밑 멍멍이도 궁금했나 보다.
그래서 나는 ?표를 귀에 걸었고 멍멍이는 잘 못 먹었다가 목에 걸린 ?표를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