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바다가 두려운 갈매기

무봉 김도성 2016. 4. 3. 11:49

 

 

 

 

 

   바다가 두려운 갈매기

 

                      무봉

 

오랜 만에 푸른 파도 넘실거리는

갯바람을 맞으며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살아 온 날을 돌아보니

가슴은 울렁이는 파도처럼

설레는 마음을 갈매기 날개 위에 놓는다.

 

파도 밀려오는 백사장 해변에서

발에 물이 젖지 않도록 폴짝이는 갈매기

어인 일일까 궁금하여

쪼그리고 앉아 바라보니

무딘 부리 끝과 윤기 없는 깃털

나처럼 늙은 갈매기다.

 

갈매기 수명이 17년이라는데

내 나이로 셈해 보니

15세로 보여 그놈이나 나나

노령으로 외롭기는 마찬가지

그래서 내일도 희망도

꿈꾸지 못하고

당장의 문제에만 매달린다.

 

젊은 것들은 기류타고 활공하며

먹잇감을 수직으로 자맥질하는 데

늙은 갈매기 파도가 두려운지

오래 동안 물속만 바라보며

폴짝 거리니 허기지겠다.

 

세파가 두려워

세상에 새롭게 도전을 피하는

나를 보는듯하여

바다가 두려운 갈매기를 보며

머지않아 삶의 매듭이

풀어지겠다는 생각을 한다.

 

         2016.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