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사진 일기

2020. 2. 4. 사진 일기(제4시집 편집차 윤형돈 시인 만나다.)

무봉 김도성 2020. 2. 4. 05:46

   


 http://blog.daum.net/ybok1004/ 

전국 경기 수원시 장안구(현재접속지역) 읍·면 

이른 아침을 아내와 겸상후 테니스 코트에 나갔다.

젊은 회원들과 어울려 한세트 경기를 마치고 10시경에 문학인의 집에 갔다.

문학인의 집에서 윤형돈 시인을 만나 제4시집 원고 검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후 집으로 왔다.

하루 종일 시조 습작을 4편을 작성 했다.

피곤하여 오후 낮잠을 잠시 잔후 저녁사를 마치고 아내 운동시키려 했는데 비가 내려 나가지못했다.










두 비눗방울의 경계로

 

                                    김도성

 

내게는 아직 촉촉하게 사랑이 흐른다

봉선화처럼 톡 터질 것 같은 유혹이다

보여 줄 수 없는 석류 같은 빨간 가슴이다

 

조용하고 교양 있는 여인에게서 첫사랑을 본다

그 경계를 계산한 나이로 보면 50 중반이 좋다

사랑의 모든 경우의 수를 능동으로 알기 때문이다

 

서로가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만족이다

행복은 그때 기적같이 가슴으로 찾아올 것이다

외줄 타기처럼 가끔 흥분과 호기심이 섞이면 좋다

 

일시적 쾌락보다는 높은 이상으로 꿈을 갖는다

그 꿈은 어린아이가 허공에 만드는 비눗방울이다

두 개의 비눗방울이 터지지 않는 거리면 좋다

 

                    2020. 2. 4.






동백이 툭 지던 날

 

                                   김도성

 

떠날 때는 말없이 노래가 유행하고

신성일 엄앵란 영화도 유명하다

 

노래가 너무 좋아 여기저기 돈 빌려

뱃장도 두둑하게 휴대용 전축을 사고

 

밤바다

해당화 피는

백사장에서 춤을 춘다

 

파도는 관중처럼 구름같이 몰려오고

들려오는 박수소리 밀물에 사라진다

 

서투른 스텝 엉켜 포개져 넘어져도

뚫어지게 쏘아보는 새까만 눈동자

 

말처럼

떠날 때는 말없이

사라져 간 그 사랑

 

                  2020. 2. 4.








빨간 브래지어 끈

 

                              김도성

 

늦가을 깊어가는 자정에 서로 만나

인적 드문 들길을 나란히 걷는다

 

풀잎에 이슬이 바지 끝을 적시고

수많은 별들이 팝콘처럼 터진다

 

풀벌레

울음소리에

깊어가는 가을밤

 

물방울 벙글 미소 박꽃 같은 민얼굴

장미꽃 귀에 꽂고 무녀처럼 춤춘다

 

맞잡은 손끝에는 말초신경 자극하고

흥분의 꼭지 점은 가슴에 방망이 질

 

날마다

보는 얼굴은

처음 보는 꽃이다

 

갑자기 번개치고 소나기 내리는 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빗물에 샤워하고

 

방앗간 숨어들어 짚불에 옷 말리고

문틈으로 숨어본 망사 속 알몸뚱이

 

새빨간

브래지어 끈

선명하게 그려진다

 

 

            2020. 2. 4.



  






입춘대길(立春大吉)

 

                                     김도성

 

겨울에게 빼앗긴 들에도

기다리던 봄이 오는가

 

밤이 늦도록 아버지의

해수 소리가 가슴을 찧어 댄다

 

등짐으로 평생을 사신 아버지

가쁜 숨소리로 하루를 연다

 

아직 먹물 번지는 새벽

두엄 짐이 빗장을 열며 들로 간다

 

엽연초 피워 문 입에서

거름 짊어진 지게에서 연기가 난다

 

마늘밭에 거름을 뿌리며

입춘 날 아버지에게 일터를 내어 준다

 

 

            2020. 2. 4.

 






















2020/02/04(화) 한 치 앞은 몰라도(645)

 

한 치 앞은 몰라도

조상들이 남겨준 속담들 속에서 때로는 인생의 깊은 진리를 깨닫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도 한다.

 

"한 치 앞은 몰라도 한치 맛은 안다." 바닷가에 살던 옛사람들이 남긴듯한 이 격언은 사람이란 미래를 단정할 수 없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는 뜻과 아울러 지구상에 사는 75억이 얼굴도 다르고 능력도 같지 않고 성격도 하나가 아니지만 공통의 분모는 있다는 뜻으로 풀이가 된다.

 

대개 맛이 있는 음식의 맛은 누구나가 알기 때문에 맛나는 음식을 혼자만 먹으려고 하면 봉변을 당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공자께서는 "내가 원치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고 가르쳤고 예수께서도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이르셨다. 이것이 어느 나라에서나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도덕의

황금률인 것이다.

 

사람을 망치는 가장 큰 원수는 각자가 가진 욕심이다. 자기만 좋은 집에 살고, 자기만 좋은 옷을 입고, 자기만 좋은 것을 먹으면 사회가 편안치 않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권력을 독점하려는 자들 - 이런 자들이 사람 사는 세상을 불안하게 만든다. 한치 맛은 나만 아는 것은 아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타향이 된 고향

 

김도성

 

마음이 울적할 때마다

가슴 안에 떠오르는 고향의 정겨운 것들이

기웃기웃 마음에 끌린다

   

가구리 617번지 나의 탯줄을 자른 그곳

언제나 동편에서 해가 뜨고 저녁때가 되면 그 해는

빨갛게 하늘을 물 드리며 하루를 잘라 낸다

 

교문 앞 노송의 나이테가 자라듯이

태양 빛을 몸에 두르고 물과 바람을 먹으며

키도 자라고 몸통도 굵어 간다

 

초등학교 5학년 짝사랑 여자 부반장

혼자 좋아 숨어서 훔쳐보았던

그 교실의 책걸상도 모두 사라지고

 

짝사랑 앞에서 산수문제 풀지 못해

흥분하면 교실 천정이 빨갛게 보이던

사춘기의 수줍음으로 고개 숙인다

 

해발 600미터의 연암산만 고향을 지키고 있을 뿐

천장암을 품고 의연하게 앉은 모습으로

멀리 간월암의 낙조를 감상한다

 

낚실 질 하던 천수만의 갯벌도

무더운 여름날 수영하던 앞 개울도

수로 따라 자라던 버드나무도 어디론가 떠나고

 

거리에서 만나는 노인들이나

젊은 아낙들도 모두가 처음 보는 타향

궁금해 힐끔 거리며 의심의 색안경이다

 

술주정이 심해 외숙모 머리채 잡고

부부싸움을 일삼던 외숙부가

갑자기 목을 매 자살한 밤나무도 안 보인다

 

진짜 고향은 나의 가슴에서 늙어 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고향, 시인의 가슴에

액자 없는 그림으로 남는다

 

2020.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