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손
구부정한 길목 걸을 때마다
도드라진 마음이 깎여온다
아내가 몸 져 누운 병원 창 빛이
푸른 바다가 하늘을 품은 듯
마음 한 구석에 가벼운 바람이 인다.
사랑 한쪽 걸기 위해서
환한 미소 한 다발 안겼다
손을 만져보라며
뽀얀 손 내민다
고사리처럼 말아 쥔 왼손
굳어져 움직이지 않았다
두 손 꼭 잡고
두 눈 마주 보고
두 귀를 열었다
“여보! 내 손이 어때요 좀 따뜻해졌어?”
봄기운에도 손발이 차가운 아내
대추에 생강 넣어 차로 마시면
23
손발이 따뜻해진다는데
간절한 마음 버무려
대추 생강 우엉 오가피에 감초 넣고
우려낸 ‘지성탕’을 대령한다.
아내 손은 여전히 겨울나무
된서리 맞은 듯 까칠하고
뼈는 껍질 벗긴 삼의 겨릅대* 같다
새봄에는 고사리 손이
활짝 펴지기를 기도한다.
* 껍질을 벗긴 삼의 줄기.
------문의 합니다.----------
시집 인쇄에 앞서 최종 교정중에 있는데
허광빈 교수님 상기 시중에 "지성탕" 이란 단어가
자전에 찾을수가 없는데 다른 말로 바꾸지 않아도 되는지요.
예를 들어 "대보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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